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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 퇴비(농민신문 2010년 5월 14일)



현해남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장



음식물류 폐기물은 말 그대로 폐기물이다. 예전에는 음식물쓰레기라고도 했는데, 음식물쓰레기도 쓰레기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음식물류 폐기물로 퇴비를 만드는 방법을 자원화라고 부르며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 농학자들이 보면 우리나라는 이상한 나라다.

음식물류 폐기물은 처리가 곤란한 골칫거리다. 토양에 매립하면 침출수 등 제2의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2005년부터 토양매립이 금지됐고 2013년부터는 해양투기도 할 수 없다. 외국에서는 돈을 들여서라도 바이오오일과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럴 필요가 없다. 폐기물 재활용업자가 1t당 4만~8만원에 수거하고 가축분과 혼합해 퇴비를 만들어 팔면 정부와 지자체도 퇴비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다. 음식물류 폐기물을 가져올 때도 돈을 받고 퇴비를 만들어 팔 때도 보조를 받으니, 꿩 먹고 알 먹는 것이 음식물류 폐기물을 이용한 퇴비이다. 그러나 곪아 가는 것은 우리 농경지다.

이 애물단지가 비료공정규격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96년이었다. “음식물쓰레기를 퇴비 원료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원료의 30%를 초과할 수 없으며, 음식물쓰레기의 투입 비율을 포장대에 표기하여야 한다”라는 조항이 비료공정규격에 포함됐다.


2년 후에 이 조항은 삭제되고 “염분 농도 1% 이하”로 다시 개정됐다. 퇴비를 만든 후에는 음식물류 폐기물이 얼마나 혼합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혼합 비율 대신에 염분 농도를 사용한 것이다.


음식물류 폐기물은 염분 농도도 문제지만 간장·된장·고추장·세제·비닐·이쑤시개·종이·숟가락·일회용 스푼·포일·고무장갑·젓가락·유리조각 등 안 나오는 것이 없다. 여러해 동안 음식물류 폐기물 퇴비인지 모르고 사용한 농가가 비닐쪼가리가 농경지에 뒤덮여 있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쉰다. 숟가락을 주어다 고철상에 팔면 돈을 벌 것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를 하는 농업인도 있다.
이러다가 우리 토양이 쓰레기 매립장인지 농경지인지를 구분하지 못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음식물류 폐기물 퇴비에 보조를 하면서 친환경농업을 주창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우리 농경지를 모두 음식물류 폐기물로 병들게 하면 어디에서 친환경농업을 해야 할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음식물류 폐기물로 퇴비를 만드는 회사의 힘은 세다. 툭하면 농업 관련 기관장에게 민원을 제기한다. 농촌진흥청 농자재과가 염분 농도를 강화시키고 농림수산식품부가 가축분퇴비와 차별해 지원한다고 하자 여기저기 힘 있는 곳에 민원을 제기한다. 그러나 농업을 생각한다면, 이와 관련된 민원을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음식물류 폐기물 퇴비는 애초에 태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농업인은 대부분 가축분으로 만든 퇴비와 음식물류 폐기물로 만든 퇴비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래서 음식물류 폐기물이 들어간 퇴비는 이름이 ‘음식물류 폐기물 퇴비’여야 한다. 그래야 농업인이 속지 않고 퇴비를 사용할 수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퇴비의 문제점을 얘기하려면, 밤낮 없는 항의전화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디스포저란?

음식물쓰레기는 가정에서 매일 발생하지만, 현재와같은 처리방식은 비위생적이고, 불편합니다. 디스포저는 음식물쓰레기를 주방에서 즉시 갈아서 그 분쇄물을 하수관거로 배출하는 장치입니다.

오엔씨엑스는 환경부인증, 전기안전인증, 전자파시험인증을 받은 음식물처리기 전문업체입니다.